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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써야겠기에 _ 여행을 떠나기 전.카테고리 없음 2022. 8. 1. 03:14
여행기를 쓰긴 써야하는데..
감흥이 지나기 전에 쓰려고 했는데,
이젠 계절이 두 번 바뀌게 생겼다.
다음 여행을 가게 생겼다
더 늦기 전에 쓰려고.
만발의 준비를 하고 앉았는데, 결국 오늘도 실패닷.
뭐라도 쓰고 자야하니. 꼭, 쓰겠다고 다짐 했으니.
썩은 무라도 썰고 자겠단 맘으로. 시작.
지난 5월 . 어린이 날.
휴일이니, 느즈막히 늦잠을 자고 일어나 점심을 먹으러 가는길.
아무리 휴직중이지만, 그래도 휴일은 그냥 보내기도 아쉽고,
어차피 내일도 놀 수 있는데, 굳이 놀아야 할까, 죄책감 비슷한 마음을 갖고,
남편과 냉면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날씨가 미치게 좋았다.
집 밖으로 나오는 게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90% 이상 어려운 일 이었기에.
출근외 집 밖으로 나오는게 인생에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인데.
(정말이지 나오는게 너무 어렵다 ㅠㅠ) 그렇게 어렵게 나왔으니. 그냥 나가기 너무 억울하다.
'냉면을 먹고, 아이케아라도 가보쟈아.'
'가는길에 맛있는 커피도 먹어보쟈아.'
검색왕 발동.
그저 그런 동네 한 구석에 위치한 동네 맛집이라기에,
별 감흥 없이 냉면을 먹으러 갔는데, 생각보다 맛이 훌륭했다.
당연히 접시만두도 시켰다.
냉면을 먹으며 기분 좋아진 틈을 타 남편이 말을 꺼낸다.
' 나아.... 6월에 애들이랑 베트남 여행 갔다와도 될까?'
- 그래라!! 돈은 있고? (줄 돈도 의사도 없음)
'응! 2년전부터 매달 애들이랑 모았지.'
- 그래 그럼 나 면세품 좀 사야겠당.
근데, 그렇게 월초부터 휴가내도 괜찮아?
' 응 그럼!! 낼도 샌드위치 휴일이야.'
- 왓?? 그걸 왜 이제 얘기해!!!!!
냉면먹다 말고 일어설 뻔 한 마음으로 사리까지 추가해서 시켜먹고,
계획에 있었던 동네 힙한 까페까지 갔다가.
이미 하루에 수렴하는 반나절을 날렸지만, 야심차게 , 남도 여행을 꾸렸다.
목적지가 확고하게 있었다기 보다는.
일단 제주 제외, 충청 이남으로 내려가보자. 라는 마음으로 밟고 밟아 내려간 경주.
늦은 여행답게 내려가며 검색해보니 숙소가 없었다.
오늘 같은 날은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맘을 다독여 봤지만, 얼토당토 않은 가격까지 낼 만큼 돈이 많지도, 마음이 말랑하지도 않는 바람에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았다.
기왕이면 바닷가로 가볼까?
'오빠, 포항이 가깝다. 한 이십킬로만 가면, 포항인데? 포항으로 가자!! 숙소가 많아!!'
그렇게 숙소를 포항으로 잡고, 달려가다 보니, 결국 한 시간 이상 더 달려갔다는 슬픈 결과가 ㅎㅎㅎ
언제나 그랬듯 , 몹시 어수선하고, 약간 샛길로 빠지며, 아무렇지 않게 잘 놀다올 여행이. 시작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