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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게 다 기억나는 신짱
    카테고리 없음 2020. 12. 19. 01:57


    월급날을 기다렸다.
    언제부터 그렇게 뭐 월급날 챙겨가며 돈을 썼다고.
    그래도 기다렸다.
    2020 원더키즈의 해.
    평생을 기다렸는데, 평생을 기대했는데.
    설마 지구는 황폐해졌다. 점령도 당했다😩
    (만화 만든ㄴ 누구냐🤬🤬)


    2020 마지막 월급을 받으면, 꼭 꽃을 사고, 책을 사고
    정말 뛸듯한 맘으로 집으로 팡야팡야 뛰어와야지.
    꽃은 아직 사지 못했고, 책이 무거워 뛰어오지도 못했다.

    시집을 언제 사봤지? 윤동주? 김소월, 헤르만헤세? 육심원, 아니 이육사;;;
    그래, 많이 빌려봤었어.
    더 할말은 없었다.

    기억하지 못하는 동네오빠에게 또 아는체를 하며 눈썹을 휘날리게 달려가, 우린 아는 사이였다고 주절거리며 시집을 샀다.
    친하지 않았지만, 꽤 많은 속내를 가감없이 이야기 했었는데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구요?
    시인이 책을 챙겨주는 내내 많지 않았던 기억들을 끄집어내며 되도록 상세히 들려주었다.
    아무리 말해도 기억이 안나는 건 어쩔수가 없지.그래 그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심지어,
    맞아.별걸 다 기억하는 신짱도.
    요즘은 별 걸 다 까먹고 있으니.
    게다가 왠만하면 기억하지 않고 살아가려 애쓰기도 하니까.
    그는 열심히 많이 바쁘게 살았을거라 생각이 들었다.
    시집을 잔뜩 안고 돌아오며.
    그래, 근데 내가 기억하는 이가 맞는거였나?
    나는 무슨근거로 확신에 가득차 떠들었을까.
    아 다른 사람과 헛갈렸다면 무어라 말을해야하나.
    시집을 넣어준 봉투가 굳이 이뻐 괜히 마음이 더 불안했다.
    아니야,
    그래도 그 시절 팩트에 대한 기억만큼은 정확해.
    다만, 풀어내는 느낌은 지극한 내맘대로.
    그 복잡했던 동대문 거리를 .너무나 한가해져
    한 번도 본적없는 동대문 거리처럼 80 킬로로 쌩쌩 달려오며
    이 신기한 풍경은 언제까지 기억될까.
    기억할 수 있을까 오는내내 고민했었다.

    한 번도 써보지 못한 뇌의 근육을 쓰게되겠지?
    마음도 조금은 더 쫀쫀해질거야.
    정말.



    모두가 갖고싶어하는 서점의 봉투라고 했다.
    모두가 갖고 싶지 않더라도. 모두가 가져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시집을 샀다는 얘기니까.
    나는 왜 더이상 이 자본주의에서는 아무도 시를 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을까 . 그럴리가 없는데말이야.

     아, 근데 내 얼굴이 정말 많이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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