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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캉스 중 쓰는 간단 소감.
    여행 2022. 8. 12. 00:36

    팔자에 없는 호텔에 일주일 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비슷한 기간을 쭈욱 머물게 되었다.
    작년에 이래저래 집안 행사가 많아 꼼꼼히 따져 없는 형편에 맴버십을 가입하고,
    어른들과 알차게 식사도 하고, 잘 이용은 했다만,
    코로나를 앞세운 취향과 귀차니즘으로, 일 년이 후딱 가버리던 중. 만료가 다가왔다.
    오죽하면, 호텔에서 전화와서 우스개로 외국에 계시는거 아니죠. 라고 묻기까지;;

    부랴부랴 예약을 하려고 보니, 남편 휴가기간에 서울에서 있는건 죽어도 싫단다;
    어쩔 수 없지. 나는 연달아 2 주간 휴가를 즐길테니 , 호텔에서 출퇴근을 하여라.
    야심차게 전화를 돌려보니, 아뿔사. 일정이 없단다.
    그럼 제주로 가지모. 제주는 더 없단다.. 하하핫.
    그래, 다들 호텔 많이 가던데.. 내 이럴줄 알았지.. 게다가 달력을 보니 황금연휴다 하핫.
    말도 안되는 날짜 화수목금으로 잡았다가. , 일/수목금토일 로 잡았다가 등등
    몇 번의 스케줄 조정끝에 좋은 스케줄로 확정!
    중간에 한 번 나갔다 온다는 함정이 있지만, 나쁘지 않다. 게다가 주말도 꼈다 !!

    부페를 시작으로 호텔 주간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첫 날이니 신경써 갔더니 세상에!!! 가리비와 랍스터닷!
    얏호! 얏호!!! 다 잡아 먹어야짓.
    갑각류 앞에선 사시미도 뒷전이다.
    랍스터는 두 마리 정도 뿌시고, 40년만에 처음 본 크기의 가리비도 허겁지겁 먹어주니,
    해산물 답게 느끼함이 몰려왔다.
    민트 티로 더부룩함을 누르고, 과일 뿌실 차례.
    고기나 초밥을 입에 대지도 않았던게 기억이 나 한 마디 했더니, 양고기 한 점을 통크게 내줬다.
    소스를 발라, 한 입 넣고, 씹어보니. 역시 맛있다. 엄청 부드럽.. 하는 순간 와자작.
    머리가 띵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는 순간 이건 보통 돌이 아니다. 알아서 발라져 뱉어졌다.
    MSG를 조금 치면, 부러진 두 조각이 송곳니만 하다.
    이러니 아프지.. 입안에도 남은 돌가루가 느껴진다..
    일단은 뱉고. 부드러운 과일을 먹기로 한다.
    멜론이 엄청 싱싱하고, 과육의 즙이 엄청났지만, 씹을수록 이가 시큰거리고, 아프다. 음...

    계속계속 먹고싶었다. 배가 불러오는게 야속했다. 맞은편엔, 문제의 양고기 소스


    이런걸 얘기하면, 블랙컨슈머가 되는 것일까.
    뭘 많이 바라는건 아니지만, 행여나 치아 수리비가 엄청나게 나오면 어쩌지.
    좀 참아보지만, 점점 통증이 심해지니. 조심스럽게 얘기를 해보고, 어느 음식에서 나왔는지 자세히 알려드림
    생각보다 일은 일파만파 커졌지만, 남편이나 나나 정작 이런 얘기에 자연스럽지 않고,
    그렇다고 그냥 가자니 이가 너무 아파, 괜찮다고 할 상황은 아닌. 애매한 찝찝한 기분으로
    여차저차 호텔일정의 처음은 그렇게 정신없이 잘 지나갔다.;;
    (며칠 뒤 선배오빠가 하시는 치과에 진료를 다녀와 심적인 안정을 얻으니, 통증도 함께 사라졌다 ㅎㅎ)

    신붕부절 했던 성의표시


    사실, 조선호텔을 선택했던 건 다른 호텔에 비해 특별히 더 좋거나 훌륭했다기보단.
    어린 시절 그저 명동에서 최고 좋아보였던 곳은 신세계와 조선호텔.
    그 이미지와 정용진 부회장에 대한 팬심;;; (하아;;;)
    집에 가는 길에 기분내고 싶을 때 편하게 들러갈 수 있는 베이커리 정도.

    이런 물병이 무심한 듯 아무렇지 않게 테이블에 올려있는 게 좀 좋았다_ 호텔 많이 안 다녀본 사람의 특징



    어쨋든, 반 정도 지난 지금의 느낌은.
    호텔에 대한 비교치가 많지 않고, 아니 유일한 경험이다보니.
    일단 그저 좋다는 것.
    오래됐다는 평도 많지만, 뭐 원래 호텔이 다 이런거 아닌가
    (신축호텔 못가본 자)
    아침에 일어나 건물 안에서 운동하고, 사우나하고, 건물 안에서 밥을 먹고.
    그러려고 일찍 일어난 탓에 졸린 오전 중에 간단히 낮잠을 잔다.
    대략 신생아의 일정_ 남편은 출근한 탓에 아침 식사 후 느즈막히 일어나 잠시 산책을 하고,
    ; 다만 비가 너무 많이와서 정말 코 앞까지만.
    잠시 에프터눈 티를 마시고 내려오면, 마법같이 정갈히 방이 정리가 되어있다.
    흡사, 엄마와 같이 살던 시절, 퇴근하고 돌아오면 정갈히 정리되어 있던 방이 생각난다.
    기분이 좋다. 이렇게 편할 일인가.
    애프터눈 티 전 후로 오후는 운동을 하고, 따뜻하게 사우나를 하고. 그렇게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남편을 기다렸다 저녁을 맘껏 즐기고, 운동 시러하는 남편 덕분에 다시 gym 을 이용하고, 사우나를 또 가고.
    사우나를 가기 위해 휘트니스에 두 번 내려간다.

    호캉스 별거 없다고 큰 소리 쳤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편하고 좋아진다.
    물론 도시가 주는 매력과 공간이 주는 편안함을 바꿀 마음은 여전히 없지만,
    세상 모든 경험은 무조건 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정갈하고 깔끔한 시설과
    너무나 고맙게 편리한 서비스 해주시는 직원들과 유난히 맛있는 음식들.
    오래된 호텔이라는 면이 보이지 않고, 그냥 모든 것이 완벽한 공간 같다는 기분이 든다.
    점심 시간엔 친구들도 불러 함께 에프터 눈 티도 즐겨본다.
    다만, 너무 당일에 연락하는 바람에 올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다는 아쉬움.

    별 일없이 지나간 소소한 보통날을 사실, 집과 별 다를바 없는 일상이지만 구구절절 기록하는 기분이란.
    휴가 중 휴가 후기라니. 아직 다 끝나지도 않고, 내일 더 할 말이 많을 수도 있는데??
    라는 생각이 발목을 잡았지만, 얼마나 여유로웠단말인가 ㅎㅎㅎ
    이 기분을 그냥 흘려보내 잊혀지게 두고 싶지 않았다.
    내일 더 좋은 일이 있으면, 한 번 더 쓰면 되니까!.
    별 거 없고, 자질구레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이지만,
    도시가 주는 특별함과는 또 다른 공간이 주는 특별함은 또다른 경험일테니.
    한 번쯤은 해보길 잘 했단 생각이 들고.
    이제 슬슬 여행도 쪼꼼 많이 가고 싶기도 한 밤이다.


    평소와 다를 바 없지만, 자질구레한 감정과 소소한 사건 , 기분들.
    별 거 없지만, 휴가 중 후기를 느낄만큼 여유가 있었나 하는 기분이 키 포인트이다.

    가자마자 깔끔히 셋팅했던 화장훔_ 결국 필요한 건 이 정도인데, 집에선 왜 그렇게 … 그런..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역시나 지저분.. 무언가가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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