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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17일
    제주,기록 2022. 2. 17. 00:53



    밀린 일기가 수두룩이다.
    이렇게까지 그럴 계획은 없었는데,
    손님이 오셨으니, 함께 무언갈 해야한단 마음에.
    알차게 일주일 관광시켜야한다는 마음에,
    괜히 하루가 길었다.
    이러다간, 밀린인생을 여기서도 살게 될거야.
    자려다가 오늘을 기록한다.
    별 거 없었으니, 적을게 없는데,
    별 일 없었으니, 잡생각은 은하수급.
    (쏟아내렸다)

    소낙눈이 일기예보대로 내린 아침이었다.
    사실 3일 전부터, 밤새 비행기가 다녀,
    진주만 새벽공습이 떠올랐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인데, 왜 우리나라 공군이 이 난리지...

    응, 아니야.
    바람이었다. 오늘 알았다.
    바다가 있어 그런걸까 .무슨 이유인지 공습기 소리가 난다.
    식탁밑에 있지 않아도 괜찮을까, 첫날 밤은 계속 깨며 불안했었는데.
    바람이라니... 이 정도면 자연이 더 무섭다.
    오늘 아침은 소낙눈이 예보되었다는데.
    소낙눈? 그건 뭐래? 아. 저거구나.
    곧 자연이 온몸으로 보여줬다.
    오늘은 나가면 안되겠구나,

    참고로 서울 손님 둘은 코로나 이슈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정확히 집에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제주에 더 머물게 되었다.
    아무일도 할 일은 없었지만, 괜히 분주한 마음이 들어 안절부절하던 아침이었다.
    아직도 이 녀석은 나의 이슈가 되면, 괜찮아지지가 않는다.
    이 녀석이 떠날 생각이 없다면, 우리도 좀 의연해지면 좋은데.
    말이 쉽지, 이렇게 쉽게 말이 나오는 건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 급반성하며,
    얼른 냉동실 식빵을 꺼내 프렌치 토스트와 샐러드를 만들어 주었다.
    어제 농장에 들러 신선한 야채를 사오길 잘했다.
    서울서부터 배달시켜먹던 곳인데, 정말 나의 쇼핑능력은. 여러 곳에서 빛을 발한다.

    그럭저럭 아침을 만들어 먹고,
    잠깐 화장실을 고치러 수리기사와 함께온 양파부부가 반가워
    잠깐 수다를 떨고.
    제주에선 관광을 해야하는데 나가기가 무서워 셋이 창문을 보고있는다.
    오션뷰인 이 풍경이 너무 감사하다며,
    제주의 골목이 보이는 것도 너무 좋다며,
    한참을 바라만보다 용기를 내어 밖을 나가본다.
    밥은 먹어야하니.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못할 것을 알기에,
    조금 걸어가 밥을 먹었고,
    뜻하지 않게 진수성찬을 먹고.
    다시 들어가면 또 못나온다며 함덕해변을 멀리멀리 걸었다.
    굳이 끝난게 뻔한 함덕 오일장을 들러
    함덕하와이( 내가 괜히 지은 해변이름)에 도착했을 땐
    100킬로 인간도 날려버릴 바람을 피해 스벅으로 들어갔다.
    휴가철만큼이나 인산인해다.

    (사진엔 고작 이렇게밖에 못담는 나란 인간🥲)

    참… 전세계 어딜가도 절대 줄서서 뭘 하는 내가 아닌데.
    아이가 있으니.기다려서 자리도 잡고.
    덕분에, 무념무상 바멍도 하고.
    중학생 남자와는 무슨말을 해야할까. 기다려보았다.
    포켓몬을 잡았다기에 격하게 축하해주었다.
    볼 때마다 사랑스러운 아이다.
    조금 익숙해졌다고, 나를 대하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게 느껴진다.
    어린 친구가 나를 친근히 대해줄 때마다 고마웠다.
    중학생이면, 너무너무 먼 존재이고, 그냥 무서웠는데
    순수하고, 해맑은게. 제아무리 중 2 라도 아이는 아이다.
    이래서 자식을 키우는구나,
    이래서 자식이 커도, 계속 사랑하면서 키울 수 있는거구나. 싶었다.
    내 자식이라서 사랑스러운 것은 당연하지만, 그 본능을 떠나
    제 3자인 내가 보아도, 볼수록 매력적이고, 한없이 보살펴줘야할 어린아이다.
    부모눈엔 오죽할까. 그래, 자식이라서기보다는,
    그냥 서로 계속 사랑스럽고, 투닥거리고, 함께 할 수록 좋은 시간이 쌓이는게
    가족이구나 자식이구나 싶었다.
    그래, 그러니까 계속 한없이 키워줄 수 있는거겠지. 이해가 됐다.

    돌아오는 길, 너무 추워 미칠 것 같은데 중 2님께서 집으로 강는 길을 굳이 해변으로 가자한다.
    이길 수가 있나, 암요암요 함께걸어요 우리.
    추워하는 나와 언니를 보며, 연신 우리의 나이를 상기시켜주던 녀석이 곧 추위도 인정해주었다. 또 귀여웠다,
    저녁엔 맛있는 아껴두었던 그러다 잊었던 닭갈비를 해주어야지.
    녀석이 맛있다고 해주면, 좋은 하루로 마무리 할 수 있으니.


    . 좋은 하루였어.

    (그리고 오늘 드디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스케이트 선수들이 금메달도 따고 , 은메달도 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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