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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났다.
가 아니라 일어났다 견뎌내질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어제 공항에서 돌아와 빡쌔게 운동하고, 온 집안을 치워대며,
몸을 피곤하게 만들었는데, 반신욕까지 했다.
얼른 잠들기 뭣해서 잠이 올법한 책을 집어 들었는데..
세상에 재미있었다..-_-;;
(<김미경의 '세븐테크' > 추천해요 _ 다만 저는 파이선도 모르는 아이티신생아임)
자연스레 또 늦게 잠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기운없음은 둘째치고, 두통때문에 결국
이불 밖에서 견디질 못하고, 이불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너무 따뜻하면, 너무 푸욱 잘 것 같아서 전기장판을 틀지 않았는데, 차라리 따뜻하게 다시 한 숨을 푹 잘걸.
이도 저도 아닌건 성격인가 싶다.
일어나서 힘겹게 아침을 시작한다.
굳이 이럴일인가 -_-;
늦잠 좀 자면 어때서..
오늘도 아침에 구름이 잔뜩이다.
도대체 한 달을 머무는데, 일출도 일몰도 보질 못한다.
뭐가 문제일까..
애매한 시간 탓에 오늘은 미뤄뒀던 해야할 일들을 하려고 나가본다.
일단 제주에 사는 김릴케는 산책이 주업이니 걸어야한다.
본업도 하고, 미뤄둔일도 해치우고, 일석 이조이다.
함덕리 사무소에 가서 간단한 출력을 하고,
우체국에 들르고, 바다도 보고, 근처에 있지만, 매번 지나치기만 했던 자잘한 스토어를 방문해본다.
시간들여 찾아간 곳보다 괜찮았다.
돌아가는 길에 봐두었던 향초를 사서 돌아가는 길로 걷고 있는데, 양파에게 연락이 왔다.
동선이 겹치진 않았지만, 아이의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부랴부랴 진단키트를 사서 집으로 향한다.
오미크론이 아무리 가볍다지만, 걱정이 앞서고,
걸려도 걱정이지만, 그에 앞서 어린 아이가 검사를 할 생각을 해도 마음이 안쓰러웠다.
이래저래 어려웠던 시간이 그럭저럭 지나가니 오후가 뉘엿뉘엿했다.
순간 너무나 혼자 걱정했던 탓인지.
하루가 문득 아쉬웠다.
쿠팡에서 잘못 주문한 토마토 통조림 오프너를 사러 다이소에 갈겸.
제주시까지 나가본다.
제주에 내려올 때 가방을 몇개나 들고 왔는데
정작 주머니에 카드 하나 넣고 다니니 모든 것이 짐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주시 <주방>
집에있는 것들과 겹치는 것들이 많다.
데려가고 싶은 것들도 많았지만.
요즘 찾기 힘들었던 멜라민소재의 식기와 수저를 몇 개 집어 들었다.
내친김에 찾기 힘들었던 꽃집까지 들러 완벽한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보니
모처럼 제주에서 처음으로 나다운 쇼핑을 해단 생각이 든다. 므흣.
돌아오는 하늘이 너무 좋아 해변으로 살짝 들어가보았다.
때마침 구름이 없었는데, 이런.. 동쪽이네..
뒷쪽 한라산쪽을 보았더니 역시나 구름이 잔뜩 ㅎㅎ
돌아와 예견되어 있던 캔오픈을 실행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사자마자 사용한 오프너는 생명을 다했고..
2 센티정도 겨우 구멍만 뚫렸다.
어찌어찌 가위를 이용해 아슬아슬하게 보울에 담았더니.
세느강 물만큼 토마토가 쏟아져나왔다.
남은 16끼를 토마토 스프와 파스타를 먹어도.
음쓰가 발생할 상황이다. 웁스.
잠시 정신이 들지 않아 혼미한 상태로 하다보니 비율도 실패해
파스타도 실패했다.
내일부터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어 봐야지.
이러다가 제주도 파스타 장인이 되면 어쩌나.
아차, 한 캔 더 있지. 서울 가서도 먹을 수있구나!
다 먹고나면 불가리아 장수마을로 떠날지도 -_-;;